[시선나침판] 산업재해 예방,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류제봉 기자   |   기사등록 : 2025-09-14 09:51  Ι  최종수정 : 2025-10-0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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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봉의 시선나침판】


산업재해 예방,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을 자부하지만, 산업재해 사망률 만큼은 여전히 OECD 최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해마다 수천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수만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다. 이는 더 이상 우연한 사고가 아니다. 구조적 문제이자, 사회가 외면해온 뼈아픈 현실이다.


산업재해가 반복되는 근본 원인은 명확하다. 현장은 여전히 안전 불감증에 젖어 있고, 하청·재하청 구조 속에서 책임은 분산된다. 서류용 안전교육, 형식적 점검은 눈가림에 불과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안전 격차 또한 심각하다. 값싼 노동과 빠른 공정을 요구하는 산업 구조가 안전을 희생양으로 삼아온 것이다.


더욱 문제는, 이러한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구호만 반복될 뿐, 실질적 변화는 더디다는 점이다. 안전 관리의 허점이 지적될 때마다 임시방편적 대책만 쏟아내는 관행은 이제 멈춰야 한다.


대책은 분명하다. 원청기업이 하청 노동자의 안전까지 온전히 책임지는 제도적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 교육은 형식이 아니라 현장의 위험을 반영한 실질적 훈련으로 바뀌어야 한다. 아울러 IoT 센서와 인공지능 기반 위험 예측 시스템 같은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예방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 정부는 강력한 감독과 처벌에 머무르지 말고, 기업이 자율적으로 안전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산업재해 예방은 경제적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엄의 문제다. 한 사람의 생명은 그 어떤 성과와 이익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더 이상 산업재해를 ‘일하다 보면 생길 수 있는 사고’로 치부하는 시대착오적 인식은 폐기되어야 한다.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 그것은 곧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숙했는가를 가늠하는 척도다.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산업재해 예방을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안전 없는 성장은 허상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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