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나침판] 나라는 부강해졌는데 참전용사는 왜 가난한가

류제봉 기자   |   기사등록 : 2026-06-2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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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세계적 수준이 되었지만 보훈은 아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시선나침판]

 나라는 부강해졌는데 참전용사는 왜 가난한가(제4편)

- 경제는 세계적 수준이 되었지만 보훈은 아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

  올해는 6·25전쟁 발발 76주년이자, 한국군의 베트남 전투부대 파병 61주년이 되는 해이다.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기는 지금, 국가를 위해 청춘과 생명을 바친 참전유공자들의 현실을 다시 돌아볼 때다.

2026년 현재 생존한 6·25전쟁 참전유공자는 약 5만 명이며 평균 연령은 93세에 이른다. 월남전 참전유공자는 약 17만 명으로 평균 연령은 78세 안팎이다. 대부분이 초고령에 접어든 가운데 매년 1만 명 이상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10년 안에 상당수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국가가 예우를 실천할 시간도 그만큼 많지 않다.

6·25전쟁에서는 군인과 민간인을 합쳐 130만 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대한민국은 그 희생 위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다. 이어 베트남전에 참전한 32만여 장병들은 국가안보는 물론 외화 획득, 국군 현대화, 산업화의 기반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파월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공헌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참전유공자들의 현실은 그 공헌에 걸맞지 않다.

2026년 국가 참전명예수당은 월 49만 원이다. 반면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는 1인 가구 기준 월 82만여 원이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참전유공자의 명예수당이 국가가 인정하는 최소 생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현역 병장의 기본 봉급은 월 150만 원이며, 장병내일준비적금 정부 지원금을 포함하면 실질 지원 규모는 월 205만 원 수준에 이른다. 현역 장병의 처우 개선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과거 국가를 위해 전장에 나갔던 참전유공자의 노후 역시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책무이다.

주요 참전국들은 연금과 의료, 장기요양, 주거지원 등 다양한 보훈제도를 통해 참전용사의 삶을 국가가 책임지고 있다. 대한민국도 이제는 경제 규모와 국가 위상에 걸맞은 보훈 수준을 갖추어야 한다. 참전명예수당의 단계적 현실화와 의료·요양·돌봄 지원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미국과 호주 등 주요 참전국은 참전용사에게 월 200만~500만 원, 뉴질랜드 180만~350만원, 태국 120만 ~200만 원, 필리핀 100만~180만 원 지급하고 있다) 

최소한 노후생활이 가능한 수준인 월 150만 원 이상을 단계적으로 보장하고, 장기적으로는 월 200만 원 수준의 명예보상체계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참전자의 명예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길은 국가의 경제력에 걸맞은 보훈정책을 실천하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 문화는 천년대계, 보훈은 만년대계라는 말이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을 끝까지 책임지는 국가는 국민의 신뢰를 얻고, 미래 세대에게 국가를 위한 헌신의 가치를 심어준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그 과정에는 산업화를 이끈 국민 모두의 노력과 함께,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외화를 획득하고 국군 현대화에 기여한 파월 장병들의 희생과 공헌도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이제는 그 역사적 공로를 국가가 합당한 예우와 보상으로 답해야 한다.

참전유공자는 국가의 시혜를 바라는 사람들이 아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자신의 청춘과 생명을 내놓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국가의 약속이 지켜지는 것이다.

참전용사가 모두 역사가 된 뒤의 추모는 살아 있는 예우를 대신할 수 없다.  보훈은 복지가 아니다. 국가가 희생에 대해 갚아야 할 빚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경제력에 걸맞은 보훈을 실천해야 한다. 보훈이 강해야 국방이 강하다. 그리고 보훈이 곧 국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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